같은 채무를 두고 누가 먼저 법원에 갔느냐에 따라 다툼이 벌어지는 무대가 달라집니다. 상대가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먼저 냈다면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새로 내기보다 이미 시작된 그 소송에서 어떻게 맞설지를 먼저 정해야 합니다. 반대로 내가 먼저 확인 소송을 냈는데 상대가 반소로 돈을 달라고 맞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문서는 두 경우를 나눠, 각각 어떤 판례가 있고 무엇을 챙겨야 하는지 설명합니다.
상대의 지급 소송이 먼저 진행 중이라면
상대가 낸 소송의 피고가 되면, 그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해 달라고 다투는 것만으로도 채무가 없다는 주장을 충분히 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채무에 대해 따로 확인 소송을 내면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큽니다. 대법원 2001. 7. 24. 선고 2001다22246 판결은 채권자의 금전 지급 소송이 이미 걸려 있는 상태에서 채무자가 별도로 그 채무의 부존재 확인을 구한 사안에서, 앞의 소송에서 청구기각을 구하면 될 일이라며 별소를 각하한 원심의 결론을 유지했습니다.
이때 기한은 받은 서류의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 받은 서류 | 대응 | 기한·효과 |
|---|---|---|
| 소장 부본 | 청구를 다투는 답변서 제출 |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 내지 않으면 변론 없이 판결될 수 있음 |
| 지급명령 | 이의신청 |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이내, 늘릴 수 없는 불변기간 |
지급명령에 이의를 내면 그 범위에서 지급명령은 효력을 잃고, 지급명령을 신청한 때 소가 제기된 것으로 보아 통상의 소송으로 옮겨 갑니다. 결국 어느 서류든 받은 쪽은 그 사건 안에서 채무가 없다는 사정을 주장하고 증명하게 됩니다.
피고가 되었을 때 답변서에 담을 것
상대가 먼저 소송을 냈다면, 답변서가 사실상 내 채무부존재 주장을 담는 첫 문서가 됩니다. 대체로 다음 세 부분으로 나눠 씁니다.
- 청구취지에 대한 답변 —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처럼 원하는 결론을 적습니다. 일부만 인정한다면 인정하는 금액을 넘는 부분의 기각을 구하는 식으로 범위를 밝힙니다.
- 청구원인에 대한 답변 — 상대가 주장한 사실을 하나씩 짚어 인정하는 부분, 부인하는 부분, 알지 못하는 부분을 구분합니다. 무심코 인정한 사실은 뒤에 뒤집기 어려우므로 이 단계에서 가장 신중해야 합니다.
- 항변 — 이미 갚았다, 서로의 채권을 지웠다, 시효가 지났다처럼 채무가 사라진 사유가 있다면 그 사실과 증거를 적습니다.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따로 냈을 때 소장에 담았을 내용이 결국 이 답변서로 옮겨 오는 셈입니다. 자료가 아직 다 모이지 않았더라도 기한 안에 다투는 취지의 답변서를 먼저 내고, 증거는 준비서면으로 보태는 순서가 안전합니다.
피고가 된 내가 반소를 내는 경우
방어만으로는 정리되지 않는 몫이 남을 때 반소를 검토합니다. 민사소송법 제269조 제1항에 따르면 피고는 소송절차를 현저히 늦추지 않는 한 변론을 종결할 때까지 본소가 걸린 법원에 반소를 낼 수 있고, 반소의 청구는 본소의 청구나 방어 방법과 서로 관련이 있어야 합니다.
- 이미 더 많이 갚아서 오히려 돌려받을 돈이 있다고 보는 경우
- 같은 거래에서 상대가 앞으로 따로 청구하겠다고 예고한 다른 명목의 돈까지 한 번에 정리하고 싶은 경우
반소도 본소에 관한 규정을 따르는 독립한 청구이므로(제270조), 청구취지와 원인을 따로 적고 그에 맞는 비용과 증거를 준비해야 합니다. 받아들여질지는 본소와 얼마나 맞닿아 있는지에 따라 사건마다 판단됩니다.
내가 먼저 냈는데 상대가 반소로 지급을 청구하면
내가 낸 채무부존재확인소송에 맞서 상대가 같은 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반소를 내도, 그 사정만으로 내 본소가 부적법해지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적법하게 제기된 본소가 뒤에 들어온 반소 때문에 확인의 이익을 잃지 않는다고 판단해 왔습니다(대법원 1999. 6. 8. 선고 99다17401, 17418 판결, 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다2428, 2435 판결).
2010년 판결은 그 이유로 제271조를 들었습니다. 본소가 취하되면 피고는 원고의 동의 없이 반소를 거둬들일 수 있습니다. 만약 반소가 들어왔다는 이유로 본소를 취하하면, 상대가 반소까지 취하해 버려 처음에 얻으려던 판결을 받지 못하는 사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진행 중에 본소를 거둘지 고민된다면 이 점을 먼저 떠올려 보세요.
실무에서는 본소와 반소가 한 재판부에서 함께 심리되므로, 내 쪽에서는 채무가 없다는 증거를 한 묶음으로 정리해 두면 두 청구에 같이 쓸 수 있습니다. 확인의 이익이 무엇인지는 이 소송이 필요한 때를 다룬 문서에서, 보험 사건에서 이 구조가 쓰이는 모습은 보험사가 소송을 낸 경우 문서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지급명령에 이의를 냈다면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나요?
A. 이의로 사건이 소송으로 옮겨 가면 그 소송에서 채무가 없다는 주장을 펼치면 됩니다. 별소를 함께 내면 같은 다툼이 두 갈래로 나뉘어 이익이 없다는 판단을 받을 수 있으니, 새 소송보다 옮겨 간 사건의 준비에 힘을 모으는 편이 낫습니다.
Q. 반소가 들어오면 사건이 더 큰 재판부로 옮겨 가나요?
A. 본소가 단독 사건인데 반소가 합의부 사건에 해당하는 청구라면 법원은 본소와 반소를 합의부로 이송하는 것이 원칙입니다(제269조 제2항). 다만 같은 조항의 예외도 있으므로 법원이 보내는 안내를 확인하세요.
정리
상대가 먼저 움직였다면 그 사건 안에서 다투는 것이 출발점이고, 내가 먼저 냈다면 상대의 반소가 들어와도 본소를 서둘러 거둘 이유는 없습니다. 다른 쟁점은 안내 첫 화면에서 순서대로 이어집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민사소송법 제256조 제1항·제257조 제1항·제269조·제270조·제271조·제470조·제472조 제2항 [시행 2026. 10. 2.][법률 제21993호], 대법원 2001. 7. 24. 선고 2001다22246 판결, 대법원 1999. 6. 8. 선고 99다17401, 17418 판결, 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다2428, 2435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법령·판례) 2026-10-20 확인